옳은 이야기 셋

옳은 생각

by 아나운서 진양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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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응급실을 거쳐 입원하셨다. 급성 폐렴이었다.
연세 높으신 분들에게 폐렴은 위험하니 요주의 하라고 의사가 말했다.
혈압과 당뇨 수치를 정상화 시키려는 장치들을 온 몸에 뒤덮고 누워 계신 아버지를 보면서 바짝 긴장했다.
처음이었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위 지인들의 부모님 간병기를 자주 접했고
그런 대리 경험을 통해 만약을 대비하자는 생각으로 대처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었다.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말자, 의연하게 대처하자, 혹여 라도 투병이 장기화 될 수 있으니 지치지 않도록 관리하자 등등.
 
며칠이 지나고 일하러 가는 길에 아버지 상태가 정상화되서 모든 장치들은 제거했고 이 상태로 컨디션 추이를 지켜보자는
연락을 받았다. 천만 다행이었다. 안도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갑자기 운전대를 잡은 손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뛰더니 눈물이
흐르는 거였다. 이 무슨 뒤죽박죽의 감정 상태인가.
 
삶은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용 빼는 재주가 있다한 들 그 누구도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내야 하고 떠나야 한다. 지금까지는 막연했던 인생의 진리 한축이 확실하게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탄생의 축복보다는 죽음의 애도와 가까워져야 한다. 생각이 꼬리를 물더니 결국은 닿는 곳이 나의 안위다. 건강하게 잘 관리하자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자. 잘 보내고 잘 떠나자.
남겨질 사람들에게 베푸는 나의 친절과 사랑은 이 한 몸 잘 건사하여 편안한 죽음을 맞는 것이리라.

아버지의 병세 호전 소식에 결국 나의 죽음에 대한 안위를 생각하니 나란 사람은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인가 싶다.